컨셉카를 만드는 일
토스의 디자인 전략 리드로 일하고 있는 강수영입니다.
어떻게 처음 디자인을 접하게 됐나요?
중고등학교 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입시 미술하고, 성적 맞춰서 시각 디자인 학과 전공을 선택했어요. 다른 디자이너분들과 비슷하게 평범하게 선택하게 됐죠.
학창 시절에 미술을 하게 된 계기
초등학생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해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보니 산업 디자인과나 공업 디자인과에 가야 한대요. 그래서 입시 미술을 해서 제품 디자인과에 가려고 했었는데, 한국 입시의 시스템에 맞춰서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의 과에 그냥 들어가야겠다 해서 시각 디자인 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UI/UX로 진로를 정하게 된 경로
저는 엄청 낙제생이었어요. 저희 과가 45명이라고 하면 40등 할 정도로 전공이 안 맞았어요. 그러다 2학년 때인가 타이포 그래픽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편집 디자이너가 되겠어 하고 조금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휴학을 하고 스타트업에서 1년 동안 일을 하게 됐어요.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이어서 제품도 만들어보고 외주 하면서 디지털 제품 쪽에 관심이 생기게 된 거죠. 그렇게 지내다가 삼성 디자인 멤버십이라는 활동을 하게 되었고, 이 활동을 통해서 UI/UX 진로를 확실히 했죠.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제품을 만들었나요?
제가 스타트업에 들어갔을 때가 2012년도였으니까 디지털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아무런 정보도 없었어요. 그러다 스마트라는 교복 회사에서 요청한 다이어트 앱을 만들게 되었고 그냥 저 혼자 그걸 했어야 됐어요. 그 당시에 비슷한 앱들이 많았는데 그때 콘셉트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귀여운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니까 무조건 귀여운 걸 해야겠다 해서 복어라는 컨셉을 만들었어요. 그때 디자인의 힘과 캐주얼 컨셉이 무엇인지 처음 알게 됐고, 그때의 경험이 지금까지 오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디자인멤버십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
스타트업에서 1년간 일을 하고 삼성디자인멤버십 활동을 하던 때가 제 인생의 황금기였는데, 제가 엄청난 실패를 하기 직전의 모습이었거든요. 멤버십 활동을 2년 동안 했는데, 압구정에 작업실도 마련해주고 활동비도 받았어요. 그리고 멤버십을 하는 구성원끼리는 졸업을 하고 바로 삼성에 가게 될 거라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저는 스타트업 경험도 있기도 하고, 그 안에서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렇게 2년을 보냈는데, 삼성 입사 시험에서 저 혼자 떨어진 거예요. 삼성디자인멤버십 활동을 하고 지원하면 100명 중 98명은 되는데 떨어진 거죠. 지금 돌아보면 삼성이 퀄리티 높은 인사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회사를 다녀보지 않은 저보다 먼저 알아본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그때 제 인생이 무너지는 그렇게 경험을 하게 됐어요. 그때 많이 충격을 받고 인생 2막에 접어들었죠.
2막이 지금인가요?
네. 2막이 조금 길기는 한데, 결국에는 삼성에 떨어지고 큰일 났다는 마음으로 다 지원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지원할 수 있던 곳들은 다 지원을 했는데 그때도 많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어떻게 딱 하나 합격한 회사가 카카오여서 카카오에 가게 됐어요. 그렇게 카카오에서 2년 동안의 커리어가 있었습니다.
카카오에서 제품을 만든 경험은 어땠는지
“SSUP”이라는 제품 1년, “카카오 스토리”에서 1년 있었어요. SSUP을 만들면서는 스타트업처럼 일을 하기는 했어요. 디자이너 2명이 1년 동안 제품을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지금 토스팀에서는 일주일에 하나의 제품을 만드니까요. 그 후에 이 TF가 없어지고 저는 스토리 팀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때 대기업의 프로세스로 처음 일을 해봤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시안 테스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한테 어떤 확인을 받아야 되는지 몰라서 시니어 분들한테 많이 혼나면서 배웠죠. 그런데 저는 그분들의 말이 다 맞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1년 정도 더 있다가 이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토스로 이직
그때 카카오에 같이 다니던 디자이너 안지용님이 그 당시에 디자인 쪽에서 잘하기로 유명하셨던 분이었어요. 그분이 토스로 먼저 가시고 우리 팀에 와라 해서 이직을 하게 됐어요. 제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이셔서 같이 일해보자 했는데 그분은 제가 이직한 지 한 달 만에 나갔어요. 그때 당시 토스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한 6명 정도가 있을 때 지용님이 디자인 플랫폼 팀을 만들어야겠다 해서 저를 데려오면서 이제 만들어지게 된 팀이에요. 지용님이 퇴사하는 당시에는 미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감사해요. 그분이 없어서 제가 더 잘했을 수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같이 일했다면 지금처럼 계속 사이가 좋지도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토스에서 처음 한 일이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나요?
그 당시에 지용님과 저, 프론트 개발자 병철님 셋이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어요. 네이티브 인력도 없고 디자인 시스템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지용님이 나가버리시는 바람에 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분들한테 신뢰를 빨리 얻어야 되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처음 3개월 동안 제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 모든 잡일을 다 했어요. 지금 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줘야겠다. 그런데 모든 테스크를 하루 만에 하자. 이런 나름의 목표를 세운 거예요. 그래서 석 달 동안 매일매일 요청사항 하루 안에 끝내기를 하니까 신뢰 자산이 많이 쌓여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이제 디자인 시스템 작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왔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나요?
남들과 비교했을 때 저는 완벽주의 성향은 아니에요. 대충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그게 계속 저의 성공 전략이었어요. 학교를 다닐 때도 삼성디자인멤버십을 할 때도 카카오에서도 저의 성공 전략이자 저의 장점이었는데, 괜히 내가 못 하는 걸 하기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했거든요. 저는 이 세상에서 디자인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단위 시간 안에는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해요. 만약 똑같은 것을 했을 때 1시간 안에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다. 이런 컨셉이 있어서 그 당시에 그런 전략으로 일할 수 있었어요. 이런 사실을 좀 일찍 학생 때부터 깨달았었던 것 같아요. 나는 손이 빠른 사람이니 이거를 내 전략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제가 디자인 플랫폼 팀에서 4년 정도 있다 보니 팀이 커지고 역할 확장이 점점 많이 됐어요. 그렇게 팀이 커지다 보니 디자인 플랫폼 팀, 인터렉션 팀, 내부 에디터를 만드는 데우스 팀 이렇게 세 개의 팀으로 쪼개지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현재 저는 디자인 플랫폼 팀 위에 있는 서포팅 디비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서포팅 디비전에서는 말 그대로 사일로 를 지원해 주는 디자인 조직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옛날 아이오닉의 모습을 보면 아반떼처럼 생겼어요. 그러다 중간에 아이오닉 컨셉카가 나오고 그 컨셉카를 거의 똑같이 양산 버전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그 컨셉카가 없었다면 지금 버전의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100년은 걸렸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컨셉카를 만드는, 천장을 찍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게 멋있고 낭만적이어서 하는 게 아니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쉽게 이야기하자면 컨셉카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상상력의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하는 거죠.
어떻게 이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
사실 이 역할을 예전에도 했었는데, 예전에는 10%만 했다면 이제는 풀 타임으로 하는 거죠. 토스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분들을 모실 때 상상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프로토타입을 만든다거나 하는 분들을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어쩌다 보니까 그걸 제가 좋아하는 사람 유일한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그런 일들을 취미처럼 매일 했어요. 그런데 토스 팀에서는 공감되는 엔지니어만 있으면 만들 수 있거든요. 그렇게 실제로 몇 개를 만들다 보니까 이게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는 그런 걸 모두가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에 재밌었던 예시가 있는데, 토스에서 광고 상품을 만들고 싶어 해서 복권을 긁는 형태로 제안했어요. 그런데 이 복권을 작업하고 나서 광고의 클릭률이 엄청나게 올랐어요. 아이디어를 던졌을 때 바로 받아들여지고 시도해보는 문화적인 차이가 보여서 재밌었어요.
사람들에게 어떻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나요?
저의 뾰족했던 전략은 무조건 움직이게, 무조건 누를 수 있게 하자였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것을 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가지고 다녀요. 가지고 다니면서 비슷한 주제가 나올 때 이건 어때요? 하면서 보여주는 거죠. 별거 아닌 거에 사람들이 움직이거든요. 설득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비슷한 주제가 또 나오면 보여주는 거죠. 그렇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게 저의 전략이었어요. 그리고 캐주얼 하게 계속 물어보는 거죠. 이거 별로야? 그럼 말고. 이렇게 100번 정도 하면 한두 개는 걸리거든요.
앞으로의 TDS는 어떤 모습인지
지금의 TDS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내부 에디터에서 조합이 가능한 모든 레이아웃은 사실 시스템으로 내재화할 수 있거든요. 디자이너가 이미 정의된 컴포넌트를 꺼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빈 캔버스에 그리는 거죠. 디자이너가 TDS를 너무 잘 알아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못 하고 있어요. 오히려 조금 더 디자인하는 경험을 줘서 근본적인 사용성 해결하고 디자인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해결하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림판처럼 모든 걸 다 그릴 수 있는 건 아니고 굉장히 제한적인 드로잉 툴이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게 더 창의성에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창의력을 발휘해서 그리지만, 시스템으로는 그게 다 코드로 돌아가는 거죠. 매우 추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적으로도 도전적인 목표예요.
또 플로우 단위의 시스템화도 하려고 하고 있어요. 굳이 디자이너가 안 해도 되는 것들을 모두 시스템화하는게 목표예요. 예를 들면 이메일을 작성하는 폼을 그릴 때, 모든 디자이너가 창의적으로 다르게 그리는 것보다 좋은 이메일 폼을 하나 만들어서 그걸 계속 쓰면 되거든요. 여러 명이 하나의 고민을 하는 비효율을 없애려고 해요.
최종적인 모습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일을 0으로 만드는 툴을 만들고 싶어요. 인간의 창의성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껴지던 창작을 머신러닝이 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잖아요. 지금 저희가 하는 일들, 디지털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서도 생각보다 빨리 그 시기가 올 것 같아서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 적인 노후 준비가 아니라 지식 노동자로서의 노후 준비를 빨리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들어요. 만들면서 그때는 여기에서 내가 끝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음에 할 것에 MVP가 되어 있는 적이 너무 많아서 끝이 없는 것 같아요. 프레이머도 이게 답이다. 유레카다! 이랬는데 다음 만들 툴의 MVP였던 거예요. 그래서 만약 끝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리는 디자이너가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 하고 있는 고민
창의성을 어떻게 시스템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디자인 시스템이 많은 반복 작업을 줄여줬듯이, 지금 하는 고민도 언젠가는 없어질 거거든요. 창의적인 문제 해결해야 하는 게 끝 그림이라면, 창의성 또한 시스템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이런 상상을 하는 사람이 만약에 없어지더라도 시스템화되어서 널리 퍼질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원적인 질문을 어떻게 하면 계속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요.
리더 역할을 하면서 느낀 점
지금은 매니징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기는 해요. 제가 리드 역할을 하고 나서 깨달은 게 있다면 사람을 통해서 임팩트를 얻는 게 제일 효율적이라는 거에요. 그전에는 이 사실을 몰랐어요. 기계를 시켜서 하거나 내가 하면 되지 이런 마인드였거든요. 한 사람을 성장시켜서 일한다는 게 시간도 오래 걸리고, ROI가 안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사람을 통해서 임팩트가 나는 걸 몇 번 경험하게 된 거예요. 임팩트 있는 문제 해결을 계속 기계적으로만 접근을 했다면, 사람을 통해서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됐어요. 동료를 사랑하게 되는 법을 알게 된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이제는 동료를 통한 임팩트가 제일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컴퓨터가 일을 잘한다고 해도 사랑하진 않잖아요.
제품 자체를 만들고 싶지는 않나요?
원래 플랫폼 디자이너분들이 제품 만들 기회가 잘 없는데 저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복권 긁기나 송금 계산기와 같은 제품을 만들 기회가 많기는 했어요. 그런데 저는 제품 자체 보다 오히려 인터렉션이랑 디자인 디테일을 더 좋아해요. 제가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 보다 지금 하는 일을 할 때 회사가 나를 더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100% 쓰임 받고 싶거든요. 쓰임을 잘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 만족해요.
일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이야기 했던 것들과 맥락이 비슷한데 목적하고 수단 안 헷갈리는 거요. 매일 일하는 것들은 모두 수단이거든요. 여기에 매몰되지 않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를 항상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직군, 모든 노동자한테 해당하는 얘기예요. 개발에서도 언어 혹은 기술을 수단이고, 그 수단을 가지고 이루고 싶은 목적이 있을 거잖아요.
두 번째는 창의성이에요. 이것도 자동차 예시가 있는데, 벤츠 인테리어 디자인이 모든 자동차 회사들의 레퍼런스잖아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서 각각 공조기, 에어컨, 대시보드를 디자인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이 각각의 것들을 없애는 결정을 영원히 못 하는 거잖아요. 반면에 테슬라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First Principle Thinking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게 본질인 것 같거든요. 버튼을 없애는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건 운전자가 보지 않고도 눌러야 해서인데, 운전을 꼭 사람이 해야 해? 하면 버튼을 없앨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하면서도 UI, UX, 그래픽, 인터렉션 모든 것들을 합쳐서 할 수 있는 생각을 하려고 해요. 이들의 경계가 없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유려한 제품은 그 모든 전문적인 분야들의 융복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협업하기 좋은 동료란
알잘딱깔센. 이런 센스있는 사람을 찾는 게 정말 어렵기는 해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전문성, 타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전문성, 팀과 회사의 상황, 유저에 대한 이해. 모든 것들을 조금씩 알아야지 좋은 결정을 좋은 제품을 만들어갈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센스있는 사람이요.
수영님은 앞으로 어떤 걸 하고 싶나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인공지능의 명령을 내리는 마지막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이 세상이 변화하고 있으니 제가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 있어요. 조금 더 짧은 관점에서의 일적인 고민은 현재 변경된 저의 역할을 잘 팀원분들에게 설득하고 다른 DSL(Design Strategy Lead)들을 만드는 거요. 제가 없어도 굴러가게 하는 게 항상 저의 목표였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좀 건강해지고 싶어요. 제가 운동도 안 하고 술은 좋아하다 보니까 조금 더 오랫동안 좋은 사람들과 많은 술을 먹으면서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을 해야 하나? 싶어요. 그런데 안 될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뭐 이런 개인적인 고민이 있습니다.
작업할 때 선호하는 장소
저는 회사에 저의 컨디션에 맞는 모든 것을 갖춰놨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작업을 하기 위한 아이데이션은 샤워를 하면서 많이 해요. 운전할 때, 씻을 때는 모든 것들이 차단 되면서 TV나 핸드폰을 못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막 1시간씩 샤워를 하는데, 지금 저의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창의적인 생각들은 다 씻으면서 나왔어요. 샤워하면서, 그리고 운전하면서 아이데이션 하는 것을 좋아해요.
취미
요리하는 거 좋아하고 집 꾸미는 거 좋아해요. 근데 요리도 목적이 아니라 술을 맛있게 먹기 위한 수단이에요. 맛있는 음식은 술이랑 같이 먹어야 제3의 맛이 나더라고요.
좋아하는 장소
집이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에요. 한 1년 정도… 집에서 안 나오고 싶어요. 집에서 사람들 초대해서 맛있는 거 먹고 술 마실 때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돈? 사람의 감정이나 일의 힘듦과 같은 고민은 정량화를 못 하는데 돈은 정량화할 수 있는 고민이잖아요. 앞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직업 한 가지를 더 가질 수 있다면
우버 드라이버. 운전하는 걸 좋아해서 우버 드라이버를 해보고 싶고, 요리랑 관련된 일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술집 운영하는 것도 해보고 싶고요. 이런 상상 하면 너무 끝도 없네요. 재밌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 또는 이제 막 디자인을 시작한 사람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딱 두 가지가 있어요. 너의 직업은 빨리 대체될 것이다. 그래서 다른 걸 찾으라는 게 아니라 이걸 알고 커리어를 설계한 사람과 모르고 커리어를 설계한 사람은 다르니까 항상 이거를 염두에 두고 해라. 두 번째는 시니어에게도 해당하는 것 같은데 잘하는 걸 찾아라. 모든 거를 잘하는 사람보다 뾰족하게 잘하는 게 있는 사람이 더 저는 좋았거든요. 동료를 볼 때도 그렇고, 저의 자신의 성공 전략도 그렇고요. 그래서 뾰족하게 잘하는 거 하나만 찾아서 집중하면, 그 하나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천을 덮어놓은 것처럼 나머지도 함께 올라와요. 이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네요.